디자인된 문제들
Designed Matter
돌이켜보면 학부에서 디자인을 배우던 당시에는 맥락이 주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. 늘 스스로 주제를 정하고 내용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는 과제가 대다수던 터라 언제나 작업의 시작점은 무슨 내용을 만들 것 인가 였고, 그 내용이란 개인적인 관심사와 일상 등이었다. 거기다 미대에 진학한 동기가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이어서인지 결과물은 주로 그림으로 완성되곤 하였다. 즉 디자인이 내용을 어떻게 다루는지에 대한 학문이란 사실은 인지하지 못한 채,나(수지)는 이 사실을 3학년 1학기, 이연준 교수님의 사회문화적디자인스튜디오(1)에서 비로소 깨달았다. 그 전 수업에서 교수님들이 계속해서 말씀하셨음에도 불구하고.. 그래픽디자인이란 내용을 꾸며서 보여주는 것이라는 좁은 의미로 이해하고 있었다. 그때 내가 할 수 있던 꾸밈의 기술이라는 것도 그림을 그리거나 소프트웨어로 특정 문구에 위계를 더하는 정도였다.요즘 디자인으로 어떤 '것'을 만들지, 어떤 가치를 실현시킬지를 고민한다.